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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ope’s Drum Dance and Jungkook’s Mask Dance: When BTS Turned the Stage into a Korean Festival
English summary: At the 2018 Melon Music Awards, J-Hope, Jimin, and Jungkook opened BTS’s “IDOL” with drum-, fan-, and mask-dance-inspired solos. This article focuses on J-Hope’s multi-drum sequence and Jungkook’s mask dance, showing how Korean communal rhythm and the playful spirit of talchum were reimagined for a modern stage.
부채춤 앞뒤에 더 놀라운 장면이 있었다
앞 편에서 지민의 부채춤을 이야기했지만, 그 장면만 떼어 보면 2018년 멜론뮤직어워드 무대의 진짜 재미를 절반만 본 셈입니다. 공연의 문은 제이홉의 힘찬 북소리가 열었고, 지민의 부채가 공중에 꽃을 피운 뒤, 정국이 탈을 들고 등장했습니다. 북·부채·탈이 차례로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일곱 멤버의 「IDOL」로 폭발했습니다. 몇 분 안 되는 무대가 마치 마을 잔치의 시작부터 절정까지 빠르게 보여 주는 한 편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멋있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가져와 새롭게 만들었는지 알고 다시 보면 장면들이 서로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제이홉의 북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지민의 부채는 무대의 색과 선을 바꾸며, 정국의 탈은 평범한 얼굴 뒤에 또 다른 인물을 불러냅니다. 세 사람의 개성이 전통춤의 서로 다른 성격과 절묘하게 만난 것입니다.
제이홉이 여러 북 사이에서 무대를 깨우다
무대가 어둠 속에 잠긴 순간, 제이홉은 여러 개의 북 사이에 섭니다. 팔을 크게 뻗어 북을 치고 몸을 빠르게 돌리면 소리와 동작이 동시에 원을 그립니다. 북은 단순히 박자를 세는 도구가 아닙니다. 한 번 칠 때마다 공간의 공기가 바뀌고, 다음 장면이 시작된다는 신호가 됩니다. 춤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면서도 몸 전체로 리듬을 보여 주는 제이홉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선택이었습니다.

사진: Brian Negin(bdnegi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3.0 / 문서용 크기 조정 · 원본 사진 · 라이선스
삼고무는 정말 북 세 개만 치는 춤일까?
삼고무는 말 그대로 세 개의 북을 배치해 연주와 춤을 함께 보여 주는 무대예술입니다. 북의 수와 배치가 달라지면 오고무처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BTS 장면을 소개할 때 자료에 따라 ‘삼고무’, ‘오고무’, 또는 넓게 ‘북춤’이라고 표현합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를 억지로 맞히는 일이 아니라, 무용수가 여러 북을 오가며 양손의 채와 몸짓으로 소리의 입체감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삼고무에서 영감을 받은 북춤’이라고 설명하겠습니다.
또 한 가지 기억할 점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공연장에서 만나는 삼고무·오고무는 옛 농촌에서 같은 모습으로 수백 년 동안 이어진 민속춤이라기보다, 전통 장단과 북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무대에서 발전한 창작무용의 성격이 강합니다. “아주 오래된 춤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말하면 오히려 전통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전통은 보존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무대와 만나 계속 새로운 형식으로 자라기도 합니다.
북소리는 왜 사람의 어깨부터 움직이게 할까?
우리의 풍물과 마을 굿에서 북은 멀리까지 들리는 낮고 큰 울림으로 사람을 모았습니다. 꽹과리가 날카로운 빛처럼 장단을 이끈다면 북은 땅을 밟는 발걸음처럼 중심을 잡습니다. 공연장에서도 원리는 비슷합니다. 설명을 듣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고, 관객은 어느새 다음 박자를 기다립니다. 제이홉의 북춤이 무대의 첫 장면에 놓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북 한 번으로 관객에게 “이제 잔치가 시작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들과 전통문화를 공부할 때 악기 이름을 먼저 외우게 하기보다 소리를 몸으로 흉내 내게 했습니다. 둥, 덩, 쿵 하고 입으로 따라 하고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리면 굳어 있던 얼굴이 금세 풀렸습니다. 전통 리듬은 시험 문제보다 놀이에 가깝습니다. 제이홉의 무대도 바로 그 즐거움을 시각적으로 번역합니다. 북채가 지나가는 길까지 안무가 되고, 힘 있는 타격과 가벼운 발놀림이 번갈아 나타나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정국이 탈을 드는 순간, 무대의 인물이 달라진다
지민의 부채춤 뒤에는 정국의 탈춤 장면이 이어집니다. 정국은 붉은 천과 탈을 활용해 몸의 방향을 크게 바꾸고,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깁니다. 탈을 얼굴에 완전히 고정하지 않아도 효과는 강렬합니다. 탈이 얼굴 앞을 스치는 순간 익숙한 아이돌의 표정은 잠시 사라지고, 이름 모를 장난꾸러기이자 이야기 속 인물이 등장합니다. 얼굴을 가렸는데 오히려 몸짓이 더 또렷하게 보이는 역설이 생깁니다.

탈을 쓰면 표정 대신 고개·어깨·팔의 움직임이 더 크게 읽힌다.
사진: Ralph Honsbeek / 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 문서용 크기 조정 · 원본 사진 · 라이선스
탈춤은 얼굴을 숨기는 춤이 아니라 속마음을 드러내는 춤
탈춤에는 춤과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등장인물이 말하고 노래하며, 서로 놀리고 다투고 화해하는 극이 함께 펼쳐집니다. 지역마다 내용과 탈의 모양은 다르지만, 욕심 많은 양반이나 위선적인 승려처럼 힘 있는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평소에는 대놓고 하기 어려운 말을 탈 뒤에서 유쾌하게 꺼낸 것입니다. 관객도 조용히 앉아 보기만 하지 않고 추임새와 웃음으로 판에 끼어듭니다.
그래서 탈춤의 핵심을 ‘무서운 가면’으로만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과장된 코와 눈, 비뚤어진 입은 사람의 성격을 한눈에 보여 주는 만화 같은 장치입니다. 무용수가 고개를 조금만 기울여도 탈에 비치는 빛이 달라져 웃는 얼굴처럼 보였다가 금세 성난 얼굴처럼 변합니다. 고정된 표정 하나로 여러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 탈춤의 묘미입니다.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오른 한국의 탈춤이 오늘날에도 매력적인 이유는, 권위에 웃음으로 맞서고 관객과 함께 판을 완성하는 열린 힘에 있습니다.
정국의 안무는 봉산탈춤을 그대로 춘 것일까?
여기서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정국이 특정 지역 탈춤의 전 과장이나 정해진 동작을 그대로 재현한 것은 아닙니다. 탈, 붉은 천, 넓은 팔동작과 도약처럼 한국 탈춤을 떠올리게 하는 시각 언어를 현대적인 독무에 압축한 장면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정국이 봉산탈춤을 완벽히 재현했다”라고 단정하기보다 “한국 탈춤에서 영감을 받은 안무를 선보였다”라고 쓰는 편이 정확합니다. 정확한 표현은 감동을 줄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래의 탈춤과 새 창작의 가치를 모두 지켜 줍니다.
정국의 힘 있는 움직임은 탈춤의 익살과 에너지를 현대 무대의 속도로 끌어옵니다. 짧은 독무라 이야기를 길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탈 하나만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관객이 다음 장면을 궁금해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좋은 문화적 인용의 힘입니다. 모든 것을 가르치려 하지 않고, 강렬한 질문 하나를 남깁니다. “저 탈과 춤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궁금증이 검색과 공부의 출발점이 됩니다.
제이홉·지민·정국, 세 장면이 하나의 「IDOL」이 되다
이제 세 독무를 다시 이어 보겠습니다. 제이홉의 북춤은 소리와 힘으로 문을 열고, 지민의 부채춤은 선과 여백으로 숨을 고르게 하며, 정국의 탈춤은 인물과 이야기의 기운을 끌어올립니다. 세 장면은 각자 멋있지만 순서대로 볼 때 더 재미있습니다. 북의 둥근 울림, 부채의 펼쳐지는 곡선, 탈의 과장된 얼굴이 차례로 나타나면서 무대의 밀도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일곱 멤버가 「IDOL」을 시작하면 전통문화는 뒤에 세워 둔 장식이 아니라 노래의 자신감과 흥을 밀어 올리는 동력이 됩니다.
「IDOL」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겠다는 노래입니다. 탈춤이 권위적인 인물을 웃음으로 뒤집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소리치며 답답함을 풀었던 문화라는 점을 떠올리면 묘한 연결도 생깁니다. 시대와 목적은 다르지만, 남이 정한 표정에서 벗어나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에너지가 닮았습니다. 이것은 “BTS 노래가 곧 전통 탈춤이다”라는 뜻이 아니라, 오래된 놀이의 정신이 오늘의 대중음악과 만날 수 있다는 흥미로운 해석입니다.
다시 볼 때 찾아보면 재미있는 세 순간
제이홉이 북 사이를 이동할 때 팔의 궤적과 몸의 방향이 어떻게 소리를 크게 보이게 하는지 살펴보기
지민의 부채가 꽃처럼 펼쳐진 뒤 무대의 속도와 분위기가 어떻게 정국의 탈춤으로 넘어가는지 보기
정국이 탈을 얼굴 가까이 가져갈 때 표정 대신 어깨와 고개, 붉은 천이 감정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보기
이 세 가지를 찾으며 다시 보면 짧게 지나갔던 인트로가 완전히 다른 무대로 보입니다. 한국 전통문화가 어렵고 딱딱한 설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하는 리듬과 웃음, 색과 움직임 속에 살아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BTS가 한 일은 옛것을 교과서처럼 복사한 것이 아니라, 오늘의 관객이 “저게 뭐지?” 하고 마음을 열도록 멋진 입구를 만든 일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북소리와 가까운 또 하나의 악기, 장구를 만나 보겠습니다. 북이 큰 걸음으로 판의 중심을 잡는다면 장구는 양쪽 가죽에서 다른 소리를 내며 리듬 사이를 재빠르게 오갑니다. 이제 BTS 무대에서 시작한 흥을 실제 우리 장단의 세계로 한 걸음 더 옮겨 볼 차례입니다.
자료 확인과 발행 메모
Billboard - BTS의 2018 MMA 「IDOL」 무대 소개
UNESCO - 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
Wikimedia Commons - Samgomu Ogomu 사진과 라이선스
저작권 메모: BTS 공연 화면·방송 캡처·언론사 사진은 본문에 넣지 않았습니다. 본문의 세 사진은 각각의 원본 페이지에서 상업적 이용과 수정을 허용하는 CC BY-SA 라이선스를 확인했습니다. 블로그에 게시할 때도 사진 아래의 촬영자·출처·라이선스·원본 링크를 그대로 유지하고, 수정본을 배포할 경우 동일하거나 호환되는 라이선스 조건을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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