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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at Gyeongbokgung Palace: What Is Geunjeongjeon Hall?
English summary: In 2020, BTS performed “IDOL” in front of Geunjeongjeon Hall. This article follows that striking stage into the history and meaning of Joseon’s main royal hall.
무대 뒤 건물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BTS의 「IDOL」 무대를 볼 때 처음에는 당연히 멤버들에게 눈이 갑니다. 그런데 영상을 다시 볼수록 이상하게 뒤쪽의 건물이 자꾸 커 보입니다. 검푸른 밤하늘 아래 반듯하게 선 기둥, 겹겹이 이어지는 처마, 조명 속에서도 쉽게 눌리지 않는 위엄. “저곳에서 공연을 했다고?” 하고 화면을 멈추게 되는 순간입니다.
2020년 9월, BTS는 미국 NBC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을 위해 경복궁에서 특별 무대를 촬영했습니다. 「IDOL」이 울려 퍼진 장소는 근정전 앞마당이었습니다. 조선의 왕과 신하들이 국가의 큰일을 논하던 공간이 세계의 시청자 앞에서 K-pop 무대로 되살아난 것입니다.

근정전 월대와 계단.
사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 공공누리 제1유형 · 원본 사진 · 라이선스
근정전은 왕이 매일 출근하던 사무실이었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정전은 왕의 평범한 일상 공간이 아니라, 조회나 즉위식처럼 나라의 격식을 보여 주는 큰 의식을 치르던 ‘정전’입니다. 오늘날로 치면 매일 쓰는 사무실보다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공식 무대에 가깝습니다.
근정전의 한자는 勤政殿입니다. ‘근’은 부지런함, ‘정’은 정치를 뜻합니다. 왕에게 “부지런히 정사를 돌보라”고 당부하는 이름이지요. 건물 이름이 왕에게 보내는 잔소리처럼 들린다고 생각하면 조금 친근해집니다.
BTS가 춤춘 돌마당에도 자리가 정해져 있었다
넓은 마당을 자세히 보면 돌기둥처럼 생긴 품계석이 줄지어 있습니다. 관리들은 자신의 품계에 맞는 자리에서 줄을 섰습니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BTS의 춤과 질서정연하게 늘어섰던 조선 관리들의 모습을 겹쳐 생각하면, 같은 마당이 전혀 다른 두 시대의 무대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문화유산을 찾아다닐 때 “왜 이 건물이 여기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졌습니다. 지금은 전통간식을 만들며 궁궐을 다시 바라봅니다. 왕실의 큰 의식이 열리던 공간과 그 안에서 준비되었을 음식, 옷, 음악까지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BTS의 무대는 오래 알고 있던 근정전을 다시 보게 만든 새로운 문이었습니다.
600년 궁궐이 오늘의 무대가 되다
경복궁은 1395년 처음 세워졌고, 임진왜란 때 불탄 뒤 오랫동안 폐허로 남았습니다. 지금의 근정전은 1867년 경복궁 중건 때 다시 세운 건물입니다. 긴 시간을 버틴 건물 앞에서 오늘의 음악이 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무대는 특별해집니다. 다음에 영상을 볼 때는 멤버들 뒤로 보이는 월대와 품계석, 처마의 선도 함께 찾아보세요. 아는 만큼 무대가 더 풍성하게 보입니다.
근정전 앞에 서면 화면과 다른 것이 보인다
실제로 근정전 앞마당에 서 보면 영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넓이가 먼저 다가옵니다. 돌바닥은 완벽하게 매끈하지 않고 조금씩 높낮이가 다릅니다. 비가 오면 물이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가운데가 주변보다 약간 높게 다듬어졌기 때문입니다. 화면에서는 하나의 무대처럼 보이던 마당도 가까이 다가가면 오래된 돌의 색과 결이 모두 다릅니다. 수백 년 동안 수많은 발걸음과 비바람을 견딘 흔적입니다.
근정전이 두 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높은 하나의 공간이라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바깥에서 볼 때는 지붕이 두 겹이라 2층 같지만, 안에는 왕의 자리인 어좌를 중심으로 웅장한 천장이 펼쳐집니다. 어좌 뒤에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를 그린 일월오봉도가 놓였습니다. 왕이 앉을 때 비로소 그림과 어좌, 건물이 하나의 상징 체계를 이루었습니다.
무대 영상을 다시 보는 작은 방법
먼저 소리를 끄고 10초만 화면의 배경을 바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근정전의 지붕선과 기둥이 얼마나 반듯하게 무대의 중심을 잡아 주는지 보입니다. 그다음에는 음악을 켜고 멤버들의 동선을 따라가 보세요. 엄격한 질서를 상징했던 공간에서 일곱 명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장면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오래된 건축과 현대의 춤이 서로를 가리지 않고 오히려 돋보이게 합니다.
궁궐을 여러 번 찾았어도 모든 것을 한 번에 볼 수는 없습니다. 어느 날은 현판이 보이고, 어느 날은 품계석이 보이며, 또 다른 날에는 지붕 끝의 작은 장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BTS의 무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노래와 춤을 보고, 다시 볼 때 옷과 공간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한 장면을 여러 번 보는 일이 곧 우리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가 됩니다.
근정전에서 놓치기 쉬운 세 가지
첫째는 월대 난간에 자리한 동물 조각입니다. 얼핏 보면 모두 비슷한 돌짐승 같지만 방향과 표정이 조금씩 다릅니다. 둘째는 앞마당의 품계석입니다. 왕을 향해 늘어선 돌의 순서를 따라가면 조선 관리들의 서열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셋째는 지붕마루 위의 잡상입니다. 손가락만큼 작아 보이는 조각들이 높은 지붕에서 불과 나쁜 기운을 막아 주기를 바랐습니다. 이 세 가지를 찾다 보면 근정전 관람이 보물찾기처럼 바뀝니다.
궁궐의 중심은 왜 이렇게 비어 있을까?
근정전 마당에는 나무도 정원도 거의 없습니다. 햇볕이 강한 날에는 조금 삭막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빈 공간은 수많은 관리가 질서 있게 도열하고 큰 의식을 치르기 위해 필요했습니다. 화려한 정원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왕조의 권위와 국가의 질서를 보여 주는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텅 빈 마당 덕분에 높은 월대와 근정전이 더욱 웅장해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생깁니다.
알고 보면 BTS의 무대가 더 대단해진다
문화유산에서 대규모 공연을 준비하려면 조명과 장비, 출연자의 이동까지 세심하게 계획해야 합니다. 건물과 돌바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화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영상은 몇 분이지만, 그 뒤에는 궁궐을 보호하는 사람들과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의 긴 준비가 있습니다. 저는 그 노력을 생각할 때마다 무대가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전통을 세계에 보여 주는 일은 아름다운 배경을 빌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장소를 존중하는 태도까지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자료 확인과 발행 메모
저작권 메모: BTS 공연 화면·뮤직비디오 캡처·언론사 사진은 본문에 넣지 않았습니다. 삽입 사진은 각 원본 페이지에서 상업적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으며, 사진 아래의 촬영자·출처·라이선스 표기를 블로그에서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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